산행기

387차 오서산

2007-11-28 19:03:57, Hit : 2634

작성자 : 조진

                   387차 오서산

2007년 11월 25일 7시 00분
3호선 양재역 2번 출구 위

참가자 : 30 명 : 이경훈/우혜원,왕상윤/김효정,이광서/김성희,유정열/권병임,유승근/이윤규
               : 임주열/김세동,안철환/박정희,이진영/김인호,이준호,정상기,하수길,김한주
               : 정종현,장태철,오세정,남상욱,김성태,이원규,김종옥,김정수,조진 + 안준현

07 : 25 : 동부고속버스 출발
08 : 50 - 09 : 30 : 서해고속도로 서산 휴게소, 아침 식사
09 : 46 : 광천 나들목
10 : 35 : 상담마을 오서산 등산로 입구 주차장, 안준현 합류
10 : 50 : 출발 산행 시작
11 : 03 : 무덤가 휴식
11 : 10 : 간이 주차장, 정암사 0.3 Km
11 : 20 : 정암사 , 정상 1275 m , 등산로 정상 1600 m
11 : 41 : 전망대
11 : 52 : 전망대
12 : 30 : 능선 3거리 휴식, 정상 1.3 Km, 정암사 1.4 Km, 중담마을 3 Km
12 : 48 : 오서정, 막걸리
12 : 53 : 정상비(791 m)
12 : 55 : 패러글라이딩 이륙장
13 : 00 - 13 : 50 : 점심
14 : 01 : 정상 0.2 Km
14 : 05 : 오서산 정상 (790.7 m)
14 : 25 : 태양전지, 중계 탑
14 : 29 : 휴식
15 : 13 : 경주최씨, 제주 고씨 합장 무덤
15 : 25 : 성골 0.6 Km, 시루봉 0.7 Km
15 : 35 : 큰 무덤가
13 : 55 : 마을 입구
16 : 02 : 성연리 주차장, 산행 끝
16 : 15 : 버스 출발
16 : 40 - 18 : 40 : 오천 항 “대영식당” 저녁 겸 뒤풀이
21 : 00 : 서해 고속도 서평택 나들목 휴식
22 : 45 : 양재 역 일정 끝

2007년 마지막 원정 산행은 충남의 대천해수욕장에서 보면 동쪽에 남북으로 길게 능선이 뻗어 있는 오서산이다. 해안가에서 가까우면서도 산 높이가 거의 800 이라 만만하지 않은 산이고 서해의 조망이 좋아서 이 지방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산이다. 또한 정상 능선은 가을에 억새산행으로도 유명한 산이다. 오서산이라는 이름은 이 산에 까마귀와 까치가 많이 산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산행하는 동안 별로 보지 못했다.

이봉이 외국 출장에서 막 돌아와 수염이 덥수룩한 얼굴로 전해준 발렌타인 21을 받아 넣고 배웅을 받으며 7시가 훨씬 넘어서야 버스는 출발했다. 버스타자 마자 총무가 넘겨준 발렌타인 21을 배낭에 넣고는 곧 잠이 들었다. 한참을 자고 나니 버스는 막 서산 휴게소로 들어가는 중이다. 각자 우동과 밥으로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하고는 커피로 입가심 후 다시 출발한 버스는 얼마 안가서 광천 나들목으로 나왔다. 버스 기사가 길을 잘 몰라서 대천 쪽으로 한참 가다가 엉뚱하게 오서산 자연 휴양림 쪽으로 가다가 돌아 나와서 다시 광천시내에서도 한번 길을 잘못 드는 실수를 하고 나서야 나들목에서 나온지 거의 50분이나 지나서야 겨우 상담마을 등산로 입구 주차장에 도착했다.

기온도 거의 봄 수준이고 날씨가 맑아서인지 단체 등산객들을 태워 온 대형버스가 가득 들어차 있고 등산객들도 너무 많아 주차장은 완전 시장바닥이다. 이 지방에 직장이 있어서 기다리고 있던 안준현이 합류하고 나서 간단히 복장점검과 신발 끈 조여 매고 곧 산행을 시작 했다. 길은 포장도로를 따라 처음은 조금 완만한 길이다. 작은 무덤가에서 모두 모여 인원 확인하고 조금 가니 안내판이 있는 조그만 간이 주차장이 나온다.

주차장에서부터는 급경사 포장길이 정암사까지 이어진다. 정암사 안내판에 두 방향으로 정상 1275, 등산로 정상 1600 이라고 되어 있는데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정암사를 지나서는 급경사 산길이 시작 된다. 나무계단도 간간이 나오고 급경사에서는 로프도 있는 등 길은 잘 정비 되어 있다. 그제 비가 와서 인지 땅이 젖어 가끔 미끄러운 길도 있는 급경사는 사람도 많아 오르기 무척 힘이 든다. 미끄러운 길에서는 드러난 나무뿌리나 나무 가지를 잡고 거의 몸을 끌어 올려야 할 정도다. 그렇게 한참을 올라서니 작은 능선이 나오고 시야가 트인 전망대다. 공기 중에 습기가 많아서 그런지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광천 시내 쪽은 거의 전망이 없고 산이 없어서 지평선만 거무스름하게 보인다. 서쪽도 마찬가지로 분명히 있어야 할 서해바다도 아직은 구분이 안 된다. 그런데도 광서는 산둥반도가 보이고 승근이는 북쪽으로 국내성도 보인다고 객쩍은 소리를 하여 나도 마음의 눈으로 보면 다 보인다고 한마디 했다.

다시 출발하니 이제부턴 암릉 길이 시작 된다. 정면 약간 오른쪽으로 높다랗게 보이는 바위 봉이 있고 그 오른쪽으로 능선이 죽 이어져 있어 정상인줄 알고는 열심히 올랐는데 정상이 아니고 그냥 막힌 바위 봉이다. 정상 능선은 아직도 완만하게 2시 방향으로 이어져 있고 멀리 능선 위에 “오서정” 정자와 또 거기서 한참 더 멀리 중계 탑이 보인다. 다시 옆으로 조금 내려 와 이제는 조금은 완만하면서 고도가 높아서인지 나무들도 키가 낮아진 능선을 가볍게 조금 올라서니 어느 틈에 주변에 나무는 없고 억새들이 보이기 시작 한다. 정상 능선 3거리에서 먼저 올라 온 친구들이 양지바른 억새 밭 속에서 쉬고 있다.

오서정에서 막걸리를 판다는 말에 목을 축이고 싶은 몇몇은 먼저 떠나고 진영이 잔득 내 놓은 자가곳감으로 간식하며 10여 분 후미를 기다렸다. 오서정은 사람이 너무 많아 그냥 지나쳐서 조금 가니 정상도 아닌데 돌을 깎아 만든 예쁜 정상비가 서 있다. 아마도 광천과 보령의 경계지점이 아닌가 싶다. 조금 더 지나간  별로 넓지 않은 패러글라이딩 이륙장에는 짚차가 몇 대 올라 와 있다. 그 곳을 지나 능선 동쪽의 숲속에 점심 자리를 잡았다.

인원이 많아서 두 군데로 나뉘어 빙 둘러 앉았다. 웬일인지 속이 좀 안 좋아 점심을 별로 하지 못했는데 오는 날이 장날이라고 반찬과 안주, 주류가 푸짐하다. 지난주에 사위 본 승근이 전에처럼 야채를 잔뜩 가져오고 "Dwers"라는 들어 보지도 못한 양주와 로얄 샬루트를 작은 양주병에 담아 오고 안주로 데친 오징어도 내 놓았다. 주열은 역시나 직접 담근 마가목주와 송주를 내 놓았고 종옥이는 농주, 종현은  “피어스” 를 내 놓아 봉이 전한 “발 21”은 처음에는 꺼내지도 않았다. 배도 부르고 취기도 약간 올랐는지 종현이 약간 불그스름한 얼굴로 친구들 이름을 “철” 자를 넣어 부르며(성철 : 성태 , 준철 : 준호 등)  웃기는 사이 술이 다 떨어지니 대장이 발 21도 내 놓으란다. 다른 주류도 많고 내가 속이 안 좋아 별로 마시지도 못하여 끝까지 안 내놓으려고 했지만 버틸 재간이 있을 리가 없는게 당연 한 일이다. 발 21도 인원이 많아서 금방 동이 나고 마지막으로 성태가 싸온 과자봉지(양갱, 사탕, 비타민 C 등)로 입가심하고 자리를 접었다.

다시 출발하여 양옆으로 우거진 억새능선을 가로 질러 20여분 만에 도착한 정상은 넓은 공터에 정상비가 있고 주변은 온통 억새밭이다. 정상비를 가운데 두고 기념사진을 찍고 둘러보니 주변 조망은 오늘 내내 공기가 흐려 분명하지 않다. 서쪽으로 희미하게 바다가 보이긴 하지만 안면도는 보이지 않는다. 성연마을 쪽으로 성연 저수지도 희미하게 보인다. 동쪽으로는 약간 낮게 희미한 산이 보이는데 아마도 칠갑산이 아니가 싶다. 정상에서 내려서는 길은 별로 내려가는 것 같지 않은 길이었는데 오늘 처음으로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높이 나는 새들이 보인다 그런데 큰 새 몇 마리에 까마귀가 떼 지어 맴돌면서 공격을 한다. 큰 새들은 솔개 같은데 아마도 까마귀들이 자기네 영역에 들어 온 걸 쫒아 내는 모양이다. 계속되는 공격에 못 견디겠는지 솔개들이 자리를 피해 멀리 날아간다. 능선은 계속 억새밭이 이어지고 조금 지나 태양 전지판이 펼쳐져 있는 중계탑 을 지나서야 조금씩 하산하기 시작 한다.

능선에서 벗어나기 전에 한번 쉬고 내려서는 길도 올라 올 때와 같이 경사가 보통이 아니다. 지나치기로 한 시루봉(559)은 표시도 없고 봉우리 같지도 않아 언제 지난지도 모르고 지나 쳤다. 그렇게 약 40분간 급경사를 내려오니 넓은 무덤가이고 거기서 올려다 보이는 봉우리가 시루봉 인 것 같다. 조금 쉬고 또 약간의 급경사를 내려오니 임도가 나온다. 나  포함 몇몇이 뒤쳐져 내려 왔는데 앞 선 일행들이 안 보이고 앞으로 길이 없어 왼쪽으로 조금 걷다 보니 오른쪽으로 하산 길이 나오고 그 입구에 다른 산악회 일행들이 표시 해 놓은 안내 종이 위에 65 산 이라고 쓰고 화살표를 해 놓았다. 내려서니 조금 지나 다시 커다란 무덤 주위에 모두 퍼져 앉아 쉬는 폼이 마치 패잔병들 모습이다. 여기서부터는 경사도 완만해 지고 잘 가꾸어진 별로 크지 않은 밤나무 숲이 계속 이어지더니 약 20분 만에 마을이 나오고 곧 이어 성연리 주차장에 도착 했다.

잠시 정비들 하고 바로 오천항의 대장이 예약해 둔 “대영식당”으로 갔다. 푸짐한 회와 이지방의 특산인 겡게미회무침 등을  안주로 소주와 준호가 가져온 “현정”표 와인을 반주하여 거나한 저녁을 하였다. 이후 귀가 길은 성태와 상윤의 사자성어 풀이로 교통체증으로 막힌 긴 시간의 무료함을 달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