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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산 산행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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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0-09 00:00:00, Hit : 25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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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 2001. 10월 6-7일
산행지: 문경시 동로면 황장산
참가자:
61회 김기정 선배님(이하 존칭생략) 이진영, 유승근, 정근, 조진, 천용환, 조상헌, 이회설,
하수길, 이창균, 허연회, 유정열, 임주열-김세동, 황인보-정지희, 왕상윤-김효정,
이경훈-우혜원, 김성태-김정숙, 황용승-최인려,이준호-이현정, 이광서-김성희 (총28명)
산행일정:
안생달 마을출발(8:40)- 작은차갓재(9:10)-10분 휴식-묏등바위(9:40)-황장산 정상(10:40)-
20분 휴식-황장재(11:40)-폐백이재(13:00)-40분 점심식사-벌재 도착(15:05)
첫째날.
집합시간보다 15분 빨리 수서역 도착. 두리번거리며 정근씨부터 찾았다. 왜? 30분안에 도착했으니까, 수첩에 얼른 적히고 싶어서-한테 보이지 않고 대장님, 허총무님, 승근씨가 보인다.
반갑다. 늘 산행시작은 이렇게 만남부터가 즐겁고 편안하다.
5시10분 수서역 출발. 막힘 없이 고속도로 통과. 공사가 끝나 말끔한 이화령 터널을 지나 새로 이사한 동화원에 도착. 오대장님의 환대를 받았다.
벽난로 불빛 속에 맛있는 저녁을 먹었고 모닥불가에 둘러앉아, Joan Baez, Simon Garfunkel 의 분위기에 젖었는데 CCR은 우리를 수학여행춤의 한마당으로 이끌어낸다. 재미있다. 신나고 흥도 난다. 오십대의 재롱에 이즈러진 동화원 달도 웃음을 찾는다.
둘째날.
어제의 과음 탓인지 예정보다 늦은 7시30분에 동화원을 출발.
푸르디푸른 가을 하늘에 눈이 시리다. 대장님은 날씨가 죽인댄다. 날씨는 누구를 죽일까.
오늘 산행의 들머리인 안생달 마을에 8시30분 도착.
마을 뒷동산에 오르는 기분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오솔길을 십분쯤 오르니 폐광지대가 나오고, 가뭄 탓인지 대간 팀이 탁족했다는 계곡은 메말라 있다. 길섶엔 지리산 종주때 쭉 따라오던 보랏빛 투구꽃이 아는 체하고 개미취와 구절초도 얼굴을 내민다. 사랑스럽다.
9시10분, 작은 차갓재 도착. 쭉쭉 뻗은 금강송 밑에서 십분 쉬고 대열을 정리하여 약간은 가파른 길을 치고 나간다. 산등성이 양쪽으로 물들기 시작한 단풍에 시선을 뺏기며 발밑 조심조심 분주히 걷다보니 큰 바위가 막아선다. 묏등바위리라.
마디있는 로프잡고 수월하게 오른다. 시야는 더 멀리까지 트이고 계속되는 바윗길이 참으로 아기자기하다.
10시40분 황장산 정상(1077m) 도착.
두시간이나 걸렸다. 원명 작성산이라는 표지판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정상주에 간식도 겸하며 주위를 조망하니 진행방향의 왼쪽에 전에 올랐던 황정산이 보여 반갑다. 이름이 비슷해서인지 이산도 빼어난 바위산이다.
이십분 쉬고 11시에 출발. 또다시 이어지는 바윗길은 마치 자연이 만든 성벽길 같다.
11시40분 황장재 도착. 너무 지체되었다고 판단한 산행대장이 속도를 내기시작한다.
1004봉을 향해 가는 길에 전망 좋은 바위에 한 그루의 소나무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때맞춰 소슬한 바람도 불어오고... 무엇이 부러우랴. 너무 행복하다.
1004봉을 모르게 지나친 바윗길에서 나홀로 백두대간 하는 산사나이를 만났다. 대단한 용기다. 치마바위를 지나 폐백이재에 도착하니 벌써 13시. 주열씨가 딴 노루궁뎅이 버섯을 구경. 귀엽게도 생겼다. 버섯산행의 체면을 살려준 셈이다. 점심이 늦어서인지 맛있게들 먹고 13시 40분 벌재를 향해 출발. 산행대장은 벌재까지 1시간 15분 예상한다.
명색이 백두대간 길인데 순순히 내려주지는 않을 거라 생각은 했지만 몇 고개인지 더 오르고 내린다. 쓰러진 나무가 묘한 터널을 이룬 길을 지나 내려오다 보니 선두는 보이지 않고 여학생 다섯만 오롯이 산행을 한다. 꼭 우리끼리 등산 온 기분이다.
멀리 개짓는 소리가 들리고 길은 급경사로 치닫고 있어 벌재가 가까이 있음을 예감케 한다.
흙길을 로프잡고 구르듯 내려오니 포장도로가 보이고 벌재 625m라고 쓴 표지판이 반긴다.
생각보다 힘든 산행이었지만 길에 내려서면 다시 산에 오르고 싶어지는 것은 무슨 조화인지 모른다.
가뭄 탓에 독버섯조차 구경 못한 버섯산행이었지만 동화원의 버섯파티는 환상적이었다.
덧붙여서;
인보씨 덕에 굳은 머리 많이 풀은 줄 알았는데...
산행시간 기록이 어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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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간산행때는 비와 운무때문에 그 좋은 풍광을 보지 못하여 무지무지 섭섭하고 항상 맘에 걸렸었는데 이번 산행에 소원을 풀게 되어 비록 위장은 천국과 작심삼일주에 찌들었지만 몸과 마음은 행복감에 젖었더이다.
또 저 혼자서는 너무 벅차 숙제를 제대로 못 했을텐데 제 딸을 위하여 우리 회원들이 마음써 주신 그 우애를 어찌 잊으리오.
솔방울 하나하나에 담겨있는 그 따뜻한 정에 대해 이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고마움을 전합니다. |
2002-07-08
13:4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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