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민족의 거주지역 최남단에 속하는 경남 산청에 뿌리를 두고 초등학교 시절 까지는 노래가락 조차 푸를름과 청정함을 칭송 하던 "그 파란물이 눈에 보이는 남쪽나라" 마산에서 지냈다.
그시절 계절마다 즐기는 단순한 일들이 많이 있었겠지만 여름철이 되면 친구들과 함께 멱 감으로 가는게 제일 즐거운 이 이였다.
멱 감으로 갈 때는 친구들 3-4 명과 함께 동네 형들을 따라 들판을 지나 개울을 건너 동네에서 다소 떨어진 저수지에 가는 일이 큰 행사중의 하나였고 가는 날이 면 마음 설레이기도 했다. 그곳에서 신나게 놀다보면 배도 고프고 지쳐있어 돌아 올때는 동네 아저씨를 만나 달구지라도 얻어 타는게 큰 행운중의 하나였다.
이제 내 나이 쉰을 훌쩍 뛰어넘고 있는 시기에 지난 8월 15일부터 8월 20일까지 5박6일 일정으로 지난날 교정에서 뛰어 놀던 친구들 12명 그 친구들 중 여자 친구5명(부부동반) 도합 17명이 철두철미하게 사전 준비한 동문 정근 대장의 인솔하에 한민족의 시원인 그 넓고 깊은 세상의 우물이자 북두 칠성의 고향 바이칼을 찾게 되었다.
첫째날과 둘째날(200년 8월 15일 및 16일)
울란 바타르에서 목적지 바이칼까지는 계산상으로 약 740km이나 8월15일 저녁 7시경 비행기에서 내리자 마자 버스로 출발하여 8월16일 밤 11시경에야 도착하였다. 물론 도착시 비도 왔고 국경에서 출입국 심사시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 국경도시의 여관에서 2시간정도 눈을 붙인것 외는 버스를 타고 끝없이 달려야만 했다. 목적지 바이칼을 가기 위해서 들판을 지나 개울을 건너는 것이 아니고 끝없는 몽골대륙과 강을 건너 또 십리아 대륙을 달구지 아닌 버스를 타고 달리고 달리고 달려야만했다.
바이칼 호수가 있는 브리아타아 공화국은 위도상으론 북위 100-115도에 위치하여 북반구의 백야현상에 의해 밤 10시이후에나 어둠이 들어 가로등이 없어도 밤 주행에 큰 지장을 주지 않았다. 차창밖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몽골 대륙을 보았지만 지난날 아시아를 제패했던 이땅의 황제 징기스칸의 기마대의 말발굽 소리와 군마들의 울음소리는 간데 없고 정근 대장이 사전 준비했던 몽골 보드카(1BOX x 24병 준비) 몇잔에 취하여 단잠을 자는 이승재 동문의 코고는 소리만이 이를 대신해주었다.
우리를 태우고 가던 중형버스는 아세아 자동차에서 제작된 것으로 광활한 대륙을 아무 잔 고장이 없이 달리는 것도 행운이었지만 아무런 지친기색도 없이 계속하여 운전하는 몽골 운전기사의 스테미너 과히 자랑할만 했다. 아마도 징기스칸이 이와 같은 운전기사를 기마병으로 선발하지 않았겠냐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사회에 나와 지금에 나이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해외를 나 다녔고 여행도 해보았지만 이번처럼 20시간 이상이나 쉬임없이 긴 버스여행을 강행한 일도 없고 짧은 여행도중 보드카 500ml 짜리 20병이상을 다 비운적은 초유의 현상이라고나 할까?
남상욱 동문 하수길 동문 정근 동문과 대작하고 간간히 황인보 동문 이진영 동문 이경훈 동문 황용승 동문 이승재 동문 김두경 동문 최기동 동문 이광서 동문( 도움량 순이며 도움량이 가장 적은 동문은 상당한 문제가 있음)도 도왔지만 남상욱 동문 하수길 동문 정근 동문이 KO패 당했으니 나도 어지간히 센편에 속한다고 해야 되지 않을까?
옛날 중국의 시성이자 주선인 이태백이는 달과 꽃과 그림자를 안주삼아 술을 마셨지만 시인이요 동문중에 상당한 주량을 감당하는 것으로 소문난 남상욱 동문도 내가 곧게 손질하여 가져간 마산산 죽방며르치를 추가 안주로 하여 드셨건만 머리를 숙이는 걸 보면 아마도 한민족의 거주지 남단(산청)에서 태어난 내가 남상욱 동문이 태어난 곳 (경남진주)보다 북방 한민족의 시원을 찾아가는 몽골대륙까지 오는데 한민족의 기를 마실수 있는 시간이 더 길어 더 충전된 기로 더 견딜수 있지 않았나 추측해 본다(썰렁) 바지선을 타고 강을 건너 목적지인 바이칼 호반의 엔할록 통나무 집에 도착하였을때는 거의 자정 무렵이었다. 도착시 어둠속에 보이는 바이칼 호수는 "대륙위의 바다" 바로 그것이었다.
너무 도착이 늦어 저녁이 준비 안되어 우리는 가져간 라면으로 끼니를 떼우기로 하였는데 도착시 술에서 완전히 깨어난 주선 남상욱 동문이 코펠을 들고 라면끓일 물을 뜨러 호수로 나갔는데 10분이 되어도 돌아오질 않아 호수에 빠져 잘못되지 않았나 하고 놀라서 어쩔줄 몰라하는 정근대장의 얼굴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셋째날(2003년8월 17일)
서울떠난지 3일째 되는날에야 우리는 바이칼 호반과 호반 주위정경을 볼수있었다. 몽골에서 바이칼 호반까지 오는데 이틀(만 하루반)이 걸렸는데 그동안은 계속해서 지루한 비가 내렸으나 이날따라 우리 일행을 반겨주듯이 아침햇살이 비치고 종일 맑아 호반의 신선함을 맛볼수 있었다. 오전 반나절 호수 주변을 트랙킹하였는데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지바고' 및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에 서 펼쳐지는 겨울철의 바이칼 배경의 시베리아 풍경을 더듬어 볼 수는 없었으나 타이가 밀림의 귀족으로 불리는 자작나무 숲 사이로 흐르는 냇가(실제는 강줄기임)의 풍경은 동화속의 한폭의 그림 같았으며 영화 '돌아오지 않는강'(로버트 밋참, 마리린 몬로 주연)에서 나오는 유사한 장면들을 그대로 감상하고 서로 감탄을 연발하였다. 10여년전 아마 1992년쯤에 내가 미국 나이아가라폭포를 여행했을때 그곳 안내자가 '돌아오지 않는 강'의 영화 촬영장소를 설명해주어 영화장면을 떠올린 적이 있었다.
오랫동안 갈수 없었던 땅으로 이야기 속에서나 존재하던 땅이였던 시베리아 대륙과 그 대륙위의 바다이자 한민족의 시원인 바이칼.
북방에 위치하나 우리와 동일한 시차를 사용하는 물의 천국 바이칼.
그곳에서 나는 우리의 역사와 환경을 만날 수는 있었지만
김두경 동문의 발권계획도 필요없었고,
남상욱 동문의 회계방법도 전혀 필요없었고,
황인보 동문의 통신기술도 전혀 안 통하는
오지의 땅 그곳에서 시베리아의 특이한 자작나무로 만든 사우나에서 자작나무 잎으로 온몸을 때려가면서 사우나한 후 몸의 열기를 한껏 북돋운 후 바이칼 호수로 달려가 멱을감는다면 아마도 지난날 어린시절의 저수지에서 멱을 감던 시절을 생각하고 다시 10대소년으로 돌아 갈수 있으련만......
친구들아! 우리 함께BAIKAL에 멱감으러 가자
러시아 사우나에 대해서 황인보 동문이 일가견있으시단다.
그의 설명을 들으면 반드시 콧등이나 얼굴에 껍질이 벗어질 것이다.
이날 저녁 우리일행이 바베큐로 저녁 식사한 BAIKAL 호수의 특산물 "오물" 요리는 바베큐방법도 절묘했으며 그 맛 역시 일품이였다.
어릴적 동네 친구들과 개구리를 잡아 구워먹었던 시절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바이칼호수에서 멱을 감고 상기된 분위기에서 이 요리와 보드카를 드신다면 아무리 주량이 적은 사람도 취하지 않으리라.
사우나와 멱을 감지 않고서는 맛의 진미를 느낄 수 없는 "오물"바베큐 요리점을 난는 곧 개업할까 한다.(10년후 계획)
여행 일정 넷째날에는 바이칼 호수를 떠난 브리아티아 수도 울란우데에서는 바이칼 호수에 대한 자연사 박물관도 관람하였고 카자흐 민속 공연단의 연주아래 저녁식사도 즐겼지만 저녁 식사중 나를 초청한 '볼'키스 세레모니는 나의 큰 추억이 될 것이다. 혜원씨, 성희씨 감사합니다.
마지막날 몽골의 국립공원에서 가졌던 승마 체험은 나로 하여금 한민족의 기개가 몽골까지 뻗치게 하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멱을 감고 집에 돌아올때 달구지 타는 기분과는 전혀 달랐다.
친구들아 우리 BAIKAL에 멱감으러 가자
이글을 쓰는 순간에도 나는 정근대장에게 다시 한번 감사 마음을 전하고 싶다.
함안촌놈
종옥이 어지간히 감동했었나보군.
어릴적 추억을 다 끄집어 내고 말야.
하여간 바이칼 감상기 잘 보았어.
나도 같이 갔었으면 좋은 대작 상대가 되었을 것 같기도 하고.
근데 북위 90도가 북극점인데 ,100도-115도는 50도-65도의 잘못인것 같고
김두영->김두경, 이기동->최기동은 오자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