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겨울 설악 산행기

2002-01-29 00:00:00, Hit : 2084

작성자 : imjewel

설악산 산행기

일정 : 2002.1.25.금. 19시 출발, 26.토. 설악동 ~ 대청 ~ 설악동, 27.일. 오전 상경
일행 : 본인, 아들 정철, 정 종현, 아들 정 한진.
계획 : 금요일 저녁에 차를 가지고 출발하여 속초 근처에서 숙박. 토요일 새벽에 등산 시작하여 저녁에 하산. 저녁에는 속초 조금 밑에 있는 물치에서 겨울 잡어회(특히 청어회에 기대를 걸었음)로 소주를 즐기고, 일요일엔 회를 조금 사서 일찍 상경, 집에서 중식..
아들과 조금 힘 든 산행을 같이 하고, 함께 소주잔을 기울이는 것도 의미가 있는 듯 하여 매년--아들이 싫다고 할 때까지--해보고 싶음.
숙박 : 물치 횟집촌 바로 옆에 있는 해돋이 민박집. 평일은 큰방이 3~4만원, 주말은 비싸짐.

산행기
1. 시간 정리
2002.1.26.토. 06:00 매표소 통과 06:50/55 비선대, 07:45/50 귀면암, 08:40/양폭산장, 조식, 10:45/55 희운각, 11:25 소청, 12:50/13:20 중청, 13:35/45 대청, 14:25 소청, 15:00/15:15 희운각, 16:00/16:10 양폭,16:55/17:00 귀면암, 17:30 비선대, 18:30 매표소

2. 산행일지

2002.1.25.금.맑음.
4시 반이 조금 안되어 퇴근. 5시 반 집에 도착. 등산 준비를 하여 철이와 출발. 6시 45분 경 잠실 도착. 종현네 부자 태우고 바로 출발.
중부 고속도로를 경유하여 가는데 종현이가 미시령 쪽이 가깝고 시간도 별로 안 걸린다고 한다. 허나 이미 중부 고속도로에 들어섰으니 그냥 가기로..
진부의 부일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다. 다들 맛있게 먹으니 다행이다.
대관령 부근에 다달았으나 구길은 전혀 모르겠고 새 길로 그대로 들어선다. 새로 개통한 길이 아주 좋다. 힘들이지 않고 영동고속도로를 나와 새로 개통한 동해고속도로로 바로 들어선다. 주문진과 양양사이에서 동해고속도로는 끝나고-공사중-- 7번 국도로..
물치의 민박집에 도착하니 10시 반이다. 방 하나에 4만원. 모텔을 알아보니 대부분 침대방이라 두개를 사용해야 하는데 그것보다는 넷이 같이 자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민박으로..
내일이 주말이고 설악산 눈꽃축제가 예정되어 방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예약을 하자고 하니까 큰방은 8만원을 달라고 한다. 작은 방으로 5만원에 흥정을 하여 돈을 선지급하다. 바로 쉬다.

2002.1.26.토.흐림. 눈.
5시 기상. 햇반 두 개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출발. 설악동 매표소 입구에 차를 세우고 들어가려니 벌써 주차요금 받는 사람도 매표소 직원도 나와서 징수를 한다.
6시 매표소 통과. 헤드 랜턴과 손전등을 켜고 출발. 신흥사 입구를 지나서 4발짜리 아이젠을 착용. 비선대 못미쳐서 랜턴을 끄다.
하늘은 계속 흐리나 눈이 내리지는 않고 내려오는 사람들도 꽤 많다. 6시 50분 비선대 도착. 55분 출발.
철사다리와 철 난간이 곳곳에 상당히 많은데 거의 대 부분이 철판으로 되어 있어 아이젠을 하고 다니기는 아주 불편하고, 소리도 듣기가 아주 싫다. 쇳소리가 계속 나니... 소백산이나 다른 산들은 계단 다리등 철구조물은 전부 나무를 씌우거나 고무판을 씌워서 괜찮은데 가장 사람이 많이 찾는 설악은 맨 철판이다.
7시 45/50분 귀면암. 8시 40분 양폭 산장에 도착하여 컵라면 네 개를 사서 남은 햇반 두 개로 아침식사. 햇반 두 개를 더 사다.
식사를 하는데 젊은이 하나가 산장지기-매점주인기기도 함-에게 어제 저녁에 늦게 방에 들어가 잤다고 하면서 산장 사용료를 낸다. 몇시에 도착했느냐니까 새벽 한시반에 내려왔다고..... 아니 그시간에? 산위에서 달빛에 취해 내려오다가 보니 그시간이 되었고 졸려서 더 가기는 힘이 들어 빈방에 들어가 잤노라고... 어처구니 없는 듯 하더니 잘 들어 보니 부럽다. 눈에 덥힌 설악에 교교한 달빛이 가득차면 걷고 싶어 지리라.. 얼마나 멋있었을까..... 그 젊은이가 부럽다. 그 젊음. 그 마음의 여유....
9시 10분 출발. 희운각 직전 무넘이 고개오르막은 눈이 많아 네발 아이젠으로는 자꾸 미끄러진다. 6발짜리로 바꿔 착용. 10시 45분/55분 희운각. 따뜻한 차 한잔하다. 종현이가 힘들어 하여 베낭을 정리하여 희운각에 맡기다.
소청을 향하여 가파른 길을 올라가는데 뒤쪽 계곡에 개스가 끼이기 시작한다. 심해지면 전망이 엉망이 되는데..... 잠시후 개스가 물러 가는가 싶더니 곧다시 심하게 끼이기 시작하더니 우리 근방에도 눈발이 뿌리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눈은 점점 심해진다.
12시 25분 소청 통과. 12시 50분 중청 대피소 도착. 컵라면과 햇반으로 중식.
계곡에서는 전혀 안터지던 전화가 여기서는 터진다. 그래서 켜보니 집사람이 일기예보를 보니 남쪽지방부터 폭설이 올라오고 있어서 설악산 지역도 곧 폭설이 시작 될 것이라고 조심하라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전화를 하여 별 이상이 없고 곧 하산한다고 알리다.
베낭을 맡겨 두고 13시 20분 출발. 13시 35분 대청. 별로 춥지 않아 다행이다. 사진 찍고 정상주 한잔 하고 45분 출발. 14시 25분 소청 통과.
올라오는 사람들에게는 대단히 미안하지만 그냥 걸어내려가기가 쉽지 않아 가능한 곳은 전부 미끄럼을 타다. 종현이, 한진이가 아주 재미있어 한다.
15시 희운각에 도착하니 입산 통제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하산은 되나 등산은 중지. 차한잔하고 15시 15분 출발. 눈은 그치지 않고 내린다. 희운각에서 무넘이 고개마루에 올라 또 미끄럼을 탄다. 스패츠를 하려다가 귀찮아서 안 했더니 구두속으로 눈이 많이 들어가 양말이 젖었다.
16시/16시 10분 양폭 산장. 16시 55분/17시 귀면암. 17시 30분 비선대 도착.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먹다. 45분 출발. 18시 30분 매표소 도착.
12시간 30분에 달하는 산행을 종료하다. 차로 바로 민박집으로... 샤워를 하고 물치항 횟집으로..오징어, 방어, 노래미회에 맥주 한잔하고 소주로........아!! 이 맛.... 아쉬운 건 청어회를 먹고자 달려 왔는데 청어가 들어온 것이 없다니.... 그래도 선장인 주인에게 부탁하여 큰 것은 아니지만 방어 머리를 구워 달라고하여 맛있게 먹었으니 청어의 아쉬움은 조금 풀었다.
9시 뉴스를 보다가 깜짝 놀라다. 영동에 눈이 엄청와서 교통을 두절되고 사고도 나고 입산이 통제되고 산에 수십명이 고립되었다고 나온다. 우리는 조용히 잘 다녀와서 맛있는 회도 먹고 조용히 잘 보내고 있는데 무슨???? 연속극 왕건을 보다가 잠들이 들다.

2002.1.27.일.흐림.
7시 기상. 상경 준비를 하여 물치 횟집으로 나가다. 회를 조금 주문해 두고 아침식사. 황태 해장국, 된장찌개를 시켰는데 맛이 괜찮다. 8시 반 물치 출발. 내려 올때 생각으로는 미시령으로 상경하려고 하였으나 눈이 많이 왔다니 포기하고 어제 온 고속도로로 상경키로,.... 올 때 역순으로 동해고속도로, 영동 고속도로로 길을 잡다. 동해 고속도로에서는 눈이 하나도 없었는데--속초에는 비가 왔다-- 영동고속도로 대관령에 가까워지자 눈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온산이 눈꽃으로 뒤 덮혔다. 장관이다. 길은 눈으로 미끄러워 제속도를 내지는 못하지만 거의 막히지 않으니 다행이다. 눈이 엄청 많이 내린 듯 하다. 서울 도착할 때까지 눈꽃이 만발..
11시 반에 잠실 도착. 12시가 조금 안되어 집에 도착.

3. 산행후기
거리상으로 매표소~비선대(대피소 있음) 평지길 3.5km, 비선대~양폭산장 3.5km, 양폭~희운각산장 2km, 희운각~중청 대피소 2km로 산장과 대피소가 가까운 거리에 잘 되어 있어 산행이 안전하다. 위 4곳 대피소-산장에는 매점이 있어 간식과 햇반, 컵라면등을 판매한다. 짐이 무거울 경우 산장이나 대피소에 보관도 해 준다.
희운각 직전 무넘이 고개 오르막부터 눈이 깊어 미끄럽고 힘이 들다. 4발짜리 아이젠으로 올라가기는 하나 힘이 부친다. 6발짜리 아이젠이 필요하다.
내려오는 길에 소청에서 희운각, 무넘이 고개 하산길에서는 미끄럼을 탈 수 있으나 조심해야 하며--낭떠러지도 있고 중간에 튀어나온 바위도 있으므로-- 필히 스패츠를 하고 타는 것이 좋다.
동해안에서는 겨울에 잡어회, 특히 청어회가 맛이 있고 싸다. 대포나 물치의 횟집 타운에서 소주 한잔을 곁들이면 괜찮다.
내년부터는 운행 방법을 조금 바꿔서 백담사 입구에서 산채로 식사를 하고 훼밀리 하우스에서 민박을 하고 이른 아침식사도 그 집에서 해결을 하고 중식도 그 집에 부탁을 하여 주먹밥으로 싸서 새벽에 미시령을 넘어서 설악동으로 가는 길을 택할 예정이다.
날씨에 대해서는 조심을 하여야 한다. 우리가 갔을 때도 소청 올라갈 때 눈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계속내려서 희운각에 내려왔을 때는 입산통제 중이었다. 뉴스에서는 폭설로 교통이 두절되고 등산객이 대피중이라고 했으나 우리는 안전하게 하산을 했다. 폭설이 되면 대피령이 내리고 입산은 물론 하산도 안 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