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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서면 파로호와 소양호가 한눈에...四冥山(1197.6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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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02 00:00:00, Hit : 18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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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재지: 강원도 양구군 양구읍, 화천군 건동면,춘천시 북산면에 위치한 산으로 정상에서 양구, 화천, 춘천 멀리
인제까지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정상에 서면 파로호와 소양호가 동시에 보이고, 임진왜란 당시 지방군의 항전지로 알려짐.
2. 산행일: 2002. 06. 30. 일
3. 참가자: 이광서 황인보 왕상윤
김성희 강명희 정지희 김효정.
4. 산행코스: 양구읍 웅진리 선정사--능선--정상-- 수인리
5. 산행 일지: 06:15 남산터미널 출발 07:30 아침 식사후
56번 국도와 461 지방도 이용하여 10:25 선정사 도착.
10:35 산행 시작. 11:30 능선길로..11: 50 헬기장 경유
2번의 짧은 쉼으로 호흡 가다듬고 13: 00 정상 도착.
점심 후 14:05 출발. 군사 시설물(태양열 집기판) 지남.
14:35 갈림길에서 B조(황인보 왕상윤)는 차량 이동을 위 해 용수암 거쳐 선정사로 하산(1시간 30분). 그대들은 복 받은 자이니...
16:00 다섯개 봉우리 지나 길 없는 길로 2시간의 오지 탐험 후 18:00 수인리 도착. 18:25 B조와 합류. 23:40 남산 터미널 도착 집으로....
6. 산행 후기
1200m 이지만 녹음이 짙고, 정상에서 호수가 보인다니 은근슬쩍 궁금해 지고, 혹 비라도 내리면 드라이브 하기에 좋은 코스라 놀거리 가지고 걱정 할 일도 없으니 누가 산행을 마다 하랴.
예정대로 남산 터미널(인보씨 집 앞마당) 6시에 집합하여
부지런히 출발. 차안은 ditto의 웃음과 심오한 철학이 담긴 싱거운 소리로 싱그러움은 더해가고...
아침식사는 양수리 지나 서종 가기전 청국장집에서 한다니, 보는 즐거움은 하나 더 추가.
양수리의 아침은 햇살받고 바람에 잔파도로 일렁이는 물살은 한 폭의 그림 같구나.
맛난 아침을 먹고 46번 경춘 국도 보다는 56번 국도를 달려 가는게 더 운치 있지 않은가? 역시 탁월한 선택.
산 등허리에 난 길따라 펼쳐지는 푸른 산줄기의 숲그늘,
소양호와 의암호의 물그림자는 작고 얌전한 알프스다.
양구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하는데, 길 안내자 성희씬 지도로 길 찾으라는 광서씨에게 자기집 지도가 아니라 볼 수 없다고 우긴다. 이거 말 되는지 잘 모르겠다.
다시 방향 잡아 양구로 향하는데, 양구가는 길(굽이굽이 S자 도로)은 어찔 어찔 요리조리 흔들어 대는게 늙은이용 청룡 열차. 맞다. 딱이다.
정신을 빼 놓고 오다보니 소양호 끝머리인 웅진리. 웅진상회 바로 옆 좁은길을 따라 출발 지점인 선정사에 10시 25분 도착. 산행준비 갖춘뒤 10시 35분 선정사에서 아래로
내려가 산불 조심 표지판 옆 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했다.
산행길로 접어 들자마자 작은 바윗길.처음엔 애교있는 너덜지대로 보였는데 너덜길이 계속 이어지니 슬며시 미워지기 시작하고, 따가운 햇살로 머리가 뜨근뜨근해진다. 왜 처음부터 이리 가파른거야. 골이 나 고개를 숙이고 올라 가는데, 바람결에 스치는 숲 내음이 호흡을 편안케 해줘 슬슬 진정된다. 잠시 앉아 물 마시고 11시 30분 능선길로 들어서니 길은 숲 터널 속 오솔길로 그늘을 드리우고 있어 걷기에는 편하다. 긴 오르락, 짧은 내리막을 수없이 반복한 끝에 헬기장과 지뢰가 묻혀 있다는 경고 표시를 지나니 시야가 탁 트이면서 저 멀리 아스라이 소양호의 굽이굽이 물길이 보인다. 만수는 아니지만 경관이 아주 좋다.
소양호를 뒤로 하고 걷고 걸어 13시 10분 정상 도착.
정상이란 표지판도 없고 다만 삼각점 표시만 있을 뿐.
높이에 비해 그다지 넓지가 않다. 하지만 동서남북 어느 쪽으로도 막힘이 없이 사방이 탁 트여 아주 시원하다.
갈래 갈래 지능선은 멋진 굴곡을 지으며 흘러 내려 호수가로 잠겨 버리고 수면위로 드러난 호수의 푸른 빛은 내 가슴에 또 하나의 별이 되어 흘러 내린다.
저 멀리 수많은 능선들은 스카이 라인을 그리고 있고, 앞쪽 파로호의 푸르고 푸른 빛깔은 하늘과 어우러져 서늘함이 더하다.
점심후 14시 5분 하산 지점인 추곡 약수터를 향해 출발을 서두른다. 이 딩크(이광서)님 왈 5개 봉우리를 지나야 한다니 다시 한번 마음을 다 잡을 수 밖에..
14시 35분 B조는 차를 가지고 추곡 약수터로 오기 위해
용수암을 거쳐 선정사로 향하고, 우린 인적이 드물어 풀 숲이 우거진 원시림 같은 길을 스틱으로 가르며 좁은 오솔길을 따라 봉우리를 넘고 넘는다.
다듬어진 길이 아니라 만만치가 않다. 후미에 선 이딩크
감독은 우리 보고 길 못 찾는다고 야단이지만, 내눈엔 날카로게 핀 우산꽃들이 마음을 설레게 할 뿐이다.
16시 쯤 잠시 숨 돌리고 있는데, 복받은 B조는 하산해서 추곡리쪽으로 출발한다고 전화가 왔다.
근데 우린 오른쪽 능선을 타야 하는데 도대체 길이 안보인다. 아마도 길을 놓친거 같다. 할 수 없이 길 찾아 길없는 길을 스키 타듯이 왼쪽 오른쪽으로 발을 돌리며 S자로
스틱을 짚어가며 조심스럽게 내려 간다. 거의 직벽에 가까운데다 낙엽은 두껍게 깔려 있고, 흙은 더없이 부드러워 마치 밀가루 같으니 정신 안차리면 구르기 십상이어서 신경줄이 툭툭 날 건드릴 밖에..
한시간 이상을 내려 왔는데도 길다운 길은 보이지 않고 이끼낀 돌들이 조심하라고 옐로 카드를 내민다.
내 어깨만큼 자란 개망초 밭을 스틱으로 길을 만들어 가며 내려 오는데, 칡넝쿨마저 약 올리며 계속 발에 딴지를 건다. 혹 뱀 나올까 걱정되어 애궂은 풀들을 때리며 원시림 같은 길을 오지 탐험의 대원이 되어 걸었다.
신선한 숲냄새와 진한 쑥 향기, 더덕향과 달짝지근하고 새콤한 오디맛이 힘내라면서 우릴 다독여 준게 하산길의 유일한 위안.
이렇게 힘든 길을 두시간 내려 왔는데 추곡 약수터가 아니라 흥덕사가 있는 수인리란다. 맥이 스르르 풀리고...
미지의 길로... 우린 프로스트처럼 시인이 아닌데.
예정된길로 하산하질 못했지만 그래도 무탈하게 내려온게 대견스럽고 덕분에 훈련 산행 참 잘 했다.
산다는게 다 그런거 아닌가??
다시 B조에게 수인리 방향으로 오라고 긴급 전화.
18시 25분에 합류하여 서울로 향하는데, 저 멀리 산허리에 투명하고 맑간 해가 하늘에 그림자를 드리우며 홀연히 떠나간다. 해 진뒤에도 뭣이 그리 아쉬운지 하늘은 붉다.
난 아쉬워 고개가 절로 돌아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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