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6시 조금 안된 시각, 깨자마자 창문으로 내다보니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구름이 낮게 깔려 금방 그칠 비는 아닌듯. 어제 싸논 배낭 정리해두고, 반드시 나와 있을 친구들 얼굴이나 보자고 캐주얼 차려 입고 다시 바깥을 내다보니 비는 그쳤더라구요. 그때가 07:15. 급하게 배낭 다시 싸고 등산복으로 갈아 입고 집을 나서니 07:30. 택시타고 전철타고 구파발역에 도착하니 08:34. 비가 내리고 있어 그 동네가 한산합디다.
이진영/김인호, 허연회 이미 나와 있었고, 비가 산행과 무슨 상관있냐는 표정에 아무 소리 못하고, 모인 여덟명 습한 더위에 빗발을 뚫고 힘들게 위문을 넘어, 인수봉이 눈 앞에 펼쳐지는 암릉까지 가니 인수봉은 구름에 잠겨 보이지 않고... 그럼에도 인수봉 배경으로 사진찍고, 플라이(텐트를 보호하기 위해 텐트 위에 치는... 아시죠?) 치고 앉아 비를 피하며, 간단한 점심과 일배, 일배, 또 일배하는 시간이 즐겁고 신선같아 잠간이 2시간이나 되어버렸습니다. 플라이에 고인 물을 흘리느라 플라이를 들출 때마다 빗물이 안으로 들이쳐 아예 플라이 안에서 다 젖은 사람도 있었고, 플라이 들추며 머리에 물을 쏟아 부어도 그저 들이친 물인 줄 아는 사람(술을 먹다말다 하는...)도 있었습니다. 아주 잠간 구름 사이로 인수봉이 자태를 들어내 모두들 비 맞으며 구경했습니다. 그 모습은 괴괴해 보이기도 하였으며, 유달리 웅장해 보였습니다,
하산하며 이 기분 그냥 떨쳐 버리기 싫어 이진영 대장 사무실 근처 은하수 감자탕집으로 몰려가 질탕하게 먹고 마시고, 또 섭섭하여 대장 집으로 차 한잔하러 갔습니다. 6,70년대 가수들 노래 들으며 누군 자고, 누군 차 마시고, 누군 술 한잔 더하며 이런저런 이야기하다 저녁 6시 반 넘어 귀가하였습니다. 참, 전화 한번에 달려온 김세동씨는 감자탕집에서부터 우리와 함께 지내고, 몰고온 차로 압구정역까지 우리를 데려다 주었습니다.
2002년 7월 14일 (일) - 비
참석 : 여덟명
이진영/김인호, 허연회, 정근, 하수길, 조진, 유승근, 임주열
09:15 : 이동 시작
09:20 : 156번 버스 탑승
09:26 : 하차
10:05 : 대서문
11:18 : 약수암
11:42 : 위문
11:55 : 인수봉 정면 암릉. 점심
14:00 : 하산 시작
15:00 : 도선사 도착. 산행 끝.
15:30 : 은하수 감자탕집. 김세동(임주열 안주인) 합류
17:00 : 이진영 대장 집
18:40 : 해산, 귀가.
여러분, 비가오면 오는대로 즐겁습니다. 또한 雨中 산행도 언젠가는 도움이 될 경험이랍니다. 가능하면 나오시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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