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쓴이 : 신기섭
9.25. 889차 원정산행은 인제천리 길 7-2 코스, 박달나무 쉼터에서 대간령에 이르는 길이다. 산행 내내 줄기차게 비가 내려 이끼 낀 원시우림(原始雨林)을 걷는 기분이었다.
유승근회장 장태철총무 류정렬부부 이경훈부부 김재진부부 신기섭부부 이준호대장(산행 안내) 신현식 권종욱 허연회 14인이 집행부 제공 송편, 음료에 조월마님 준비한 햇밤, 땅콩으로 아침식사.
차창밖 하늘거리는 코스모스군락, 누렇게 벼가 익어가는 황금벌판 감상하며 강원도 땅에 들어서니 북한강 수면 가르며 일으키는 수상스키 하얀 물보라가 시원스럽다.
그런데 아뿔사~ 빗속에 울퉁불퉁 매끄러운 돌들을 징검다리 삼아 건너야 할 계곡물이 대간령까지 무려 22곳이라 도중에 김재진부부가 회군하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워낙 오지라 핸드폰이 터지지 않아 애태우다 대간령에 다달아서야 겨우 접전에 성공.
보부상이 인제에서 령(嶺) 너머 고성까지 오고간 새이령 이끼 머금은 옛길은 보라색 투구꽃, 방울꽃이 눈에 띄고 돌무더기 쌓은 성황당 흔적이 남아 있어 한결 운치를 더했다.
2시간 예정보다 30분 더 걸려 대간령에 도착했으나 운무가 자욱하고 비가 그치질 않아 다들 선 채로 준호가 정성 들여 가져온 전, 김치에 정렬이가 싸온 쏘세지 모양 치즈, 육포를 안주 삼아 몇잔 걸치고 뜨거운 커피로 몸을 녹이니 이 아니 즐거울 쏘냐~
뒤처져 태철, 종욱, 연회와 내려오는데 입수 얘기가 나와 내친 김에 단독 입수(入水).
짜릿하다 못해 얼얼한 계곡물에 몸 담그다 서둘러 일행 쫓다 보니 '아차, 시계를 챙기지 않고 떠나왔구나!' 저만큼 앞서가는 태철, 연회에게 소리쳐 상황 알리고 되돌아가 다행히 시계는 찾았으나 낙엽 쌓여 흔적 지워진 산길을 헤매다 드디어 나를 찾아나선 태철, 연회와 견우 직녀같이 재회. 계곡물소리에 내가 외친 소리가 들리지 않아 그냥 가버렸던 것 - 핸드폰도 안 터지는 곳이라 서로 찾아 헤매다 만나게 되니 구세주가 따로 없다.
재진부부와 황태식당에서 만나 한 좌석에서 다들 뭉치려 했으나 여기서도 코로나 거리두기는 예외 없어 삼삼오오 싱싱한 나물, 걸쭉한 황태국, 황태무침 식사. 노란 빛깔 띤 곰취막걸리 더덕동동주가 일품. 내설악 새이령 옛길 안내해 준 준호, 유회장 장총무 모처럼 와준 연회 종욱이 두루두루 반갑고 고맙다^^(이 몸이 본의 아니게 고문관 되었는데 널리 이해해 주는 따뜻한 우의에 다시 한번 감사 드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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