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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덕유 정상에서의 감동을 잠시 접어두고, 이제부터 덕유주능선이 향적봉(북덕유)까지 이어진다
중간에 박선배님이 가져오신 꿀포도를 술한잔을 곁들여 맛있게 먹고 출발,
남덕유에서 300m 내려오니 삼거리, 왼쪽으로 가면 육십령 8.5km, 오른쪽으로 가면(주능선) 삿갓골재 대피소 4km(향적봉 대피소 14.8km),
계속 내리막이 이어진다, 눈은 더욱 세차게 내린다, 남덕유에 올라올 때보다 더욱 많은 눈이 나무와 길섶에 덮혀있다, 사방이 온통 눈세상이다, 나무가지에 눈덮힌 모양이 흡사 사슴뿔처럼 보인다, 상욱이 왈 녹용나무라고,
박선배님과 명희씨는 앞장 서서 먼저 떠나고, 창균이가 뒤따르고, 상욱이와 나는 좀 떨어져서 간다, 가다보니 선두는 이미 보이지 않고,
나는 미끄럼을 타기도 하고 눈과 함께 여러 차례 뒹굴었다,
월성재를 거쳐 다시 오르막 길로 접어든다, 다시 내리막, 다시 오르막, 삿갓봉 비슷한 봉오리가 보였다, 그동안 산행 후 처음으로 2-3 산행 일행과 만났다, 삿갓봉으로 가는 길을 그냥 지나쳐서 갔다, 바람이 부는 곳을 만날 때마다 엄청나게 불어닥친다, 그럴 때마다 주먹만한 눈덩이들이 어깨, 머리를 친다, 저 멀리 능선 위에서 바람에 눈이 날리는 것이 흡사 햇볕이 비치는 것과 같이 보였다,
뺨이 얼어붙는 것만 같았다, 다음부터는 꼭 내 뺨을 완벽하게 보호해야지,
나는 산행 도중에 너무나 아름다운 설경을 보고 그만 어쩔줄 모르고 샤터를 눌러댔다, 나혼자만 보기에는 너무 아까와서 여기 저기 위, 아래를 향해서 한 10여분간 나혼자서, 날씨가 추워서 손도 곱고 하여 필터가 젖어도 닦을 생각도 하지 않고
설경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라 구도를 잡을 필요도 없이 누구나 누르기만 하면 되니 이런 경우가 어디에 있겠는가
여러분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지난 밤과 지금까지 그대로 쌓인 눈이어서 그 신선도는 Virgin & Virgin !!
설경에 취해서 어디에 부딪쳤는지 언제부턴가 내 오른 쪽 무릎 옆 쪽에 통증이 있는 사실도 몰랐다
어느 사이에 삿갓골재대피소에 왔다, 눈내리는 대피소 풍경은 그림같았다, 사방이 고요했다,
내가 도착한 것은 13:00쯤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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