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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기섭 시인의 헌정시 3 편

2018-12-12 13:27:42, Hit : 266

작성자 : 이진영

우리 65산의 보배 신기섭 시인이 65산을 위하여 쓰고 보낸 그의 최근작 시 3편 입니다.

그의 시를 읽어보니 내가 얼마나 까막눈으로 살고있나를 절실하게 느낍니다.  까막눈에게는
그저 일상으로 보이는 삶의 장면장면이 시인의 눈과 가슴을 통과하면 이러한 아름다운 언어로
바뀌는군요.



* * * [강촌 구곡폭포]


올곧은 수직으로
비단폭 펼치며
황홀하게 안겨오는 순백(純白)의 하늘사다리
때맞춰 내린 첫눈 밟으며
잠시 선경 속 신선이 된 그대여-!

나이도 잊고
자질구레한 시름근심 잊고
유한한 세월마저 지우고
다만 푸르디푸르던 시절
가슴 설레는 사연 안고 찾았던
강촌의 젊은 그대
다시금 떠올리며
딱 그만큼의 낭만과 꿈, 희망, 사랑을 품어보게나

구곡폭포 얼음조각
떨어져 내리는
가슴 시린 물줄기에
마음의 티끌 말끔히 헹구고
언젠가 귀거래사할
저 자연의 웅혼한 협주곡
들어 보게나

이 얼마나 기막힌 자연의 한탄(恨歎)인가!



* * * [가을 오후 2시의 자화상]


깊어가는 가을
계절과 함께 무르익는 그대 가을은
지금 몇 시입니까?

산정수리 비낀 오후 2시 북한산 계곡
산등성 끝물 단풍 물들이는 양광(陽光)
온 산 가득 번져 황홀합니다.

노랗고 붉은 단풍 주변 언저리까지 환히 밝히며
절정으로 치닫는 가을햇살,
분분히 흩날리는 낙엽 맞으며
살아온 추억의 날들 반추하며 다가올 소중한 생을 가늠해 봅니다.

무수한 낙엽 산길 덮어

길이 낙엽인지 낙엽이 길인지 분간 안 가는 하산길에 조우한 다람쥐
제 몸통보다 긴 꼬리 둥글게 말아 올려
우아한 자태로 똘방똘방 눈알 굴리는 깜찍한 그놈과
도토리 몇 알로 뒤풀이 우의를 나눕니다.
“쥐로 태어났으나 귀족의 꼬리 가져 슬픈 짐승이여---
아, 너의 눈망울도 목이 길어 슬픈 노천명의 사슴을 닮았구나!“

낙엽이 길을 지워 길을 잃고 다람쥐와 친구하니
내가 산속 다람쥐가 된 것인가...
단풍 빛에 한껏 취해 천지사방 헷갈리니 나도 단풍이 된 것인가...

북한산 단풍계곡 삼라만상 참 고르게 번지는 양광이 한결 따스한
그대 생의 시계는 가을 오후 2시.



* * * [이별 의식(儀式)]
     -2018.10.6. 늦은 점심


주룩주룩 비는 북한산 원효봉 둘레길 산행 내내 내렸다.
하산길 고즈넉한 백화사 절에 들린 후에도 그치질 않았다.

류마티스와 호흡곤란으로 생사 고비를 넘나든 중고등학교 친구 기환이는
그가 예약한 식당 방에서 우릴 맞이했다.
오랜 해외생활로 오십년만의 해후였지만 그는 날 한눈에 알아봤다.

“언제 다시 볼지 몰라 너희들이 우리 동네 산행한다기에 식사자리 마련했지. 많이들 들라구!”
일일이 동기들 막걸리잔 채워준 뒤 빈대떡, 파전 권하며 그는 아직 살아있는, 버티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끊임없이 움직이지 않았다면 벌써 저 세상에 갔을 거야. 지금도 몸과 마음을 강하게 다잡지  않으면 언제 죽게 될지 몰라... 내가 다니는 교회 후배가 그림자같이 따라다니며 보살펴 주는 덕분에 아직 살아 있지..” 건너 테이블에 따로 앉아있는 후배를 인사시키는 그의 몸짓에서
치열한 전쟁을 치러낸 전사의 기백이 읽혀졌다.
-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전투에서 승리한 롬멜장군 표정이 저렇게 늠름했을까...’
  
“빨리 나아서 다시 우리랑 등산해야지!”
친구들 격려 말에 눈가 주름 말아 올리며 애잔히 웃는 모습에서 앳띈 소년시절 얼굴이 떠올라 반갑고 잠시 눈물겨웠다.
아! 푸른 교복 입은 꿈 많던 소년들은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어느 결엔가 우리는 먼 길 돌아 무상한 세월을 마주 하고 있다...

하늘천정이 뚫렸는지 창밖에는 여전히 눈물같은 비가 줄기차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1400여년 우정을 이어온 신라시대 원효, 의상이 북한산 바위로 변신해 창 너머 나란히 어깨동무하며 지척에 다가와 있고 원효봉 의상봉 발치에서 흘러내리는 계곡물이 식당을 끼고 도는 계곡에 이르러 크고 작은 바위에 부딪치며 여울져 우리들 가슴에서 뒤엉켜 아우성쳐댔다.

홀로 문턱 넘기도 버거운 친구는 식당방 입구에 위태롭게 그러나 의연히 서서 동기들 얼굴
하나하나 눈에 새기며 이별의 악수를 했다. 우리들은 차마 그를 오래 쳐다볼 수 없었다.
누군가 ‘다시 볼 수 없을 거’라 웅얼거리는 그를 와락 부둥켜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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