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6/8-6/10) 등행에서 빗줄기에 빼앗기고 온 범봉정상이 못내 그리워, 아직 여기저기 욱씬거리는 몸으로 다분히 무리가 뒤따를 천화대릿지 2차등반에 나섰다.
6/16일 속초에 일찌감치(14:00) 도착하여 평소 좋아하던 아야진 포구에서 회 한 점, 우남 이승만의 현란한 글씨를 최규하가 훼손해 버린 관동8경 가운데 하나인 청간정에서 청량한 바람 한 줄기를 즐기면서 일단 운기조식에 들었으나 전혀 뜻밖의 복병을 만나 곡차와 불면으로 뒤척이다 6/17 03:00 설악동을 출발.
04:00 설악골 등반 기점을 출발 10:30 왕관봉 도착.
17:10 나의 등산기록의 한 획을 긋는 범봉 정상에 발을 디뎠다. 하산 후(이 때까지만 해도 20:00 설악동 도착이 마냥 널널할 것으로 예상) 이어질 점성어며 광어며 오징어며 무엇이 부족할 것인가!
일행이 가져온 家釀 솔입주로 정말 담배씨 만큼의 정상주로 자축배를 들고 이어 공격조가 하강준비를 하러 50M자일을 걸고 선 하강.(17:30)
중간확보점을 놓친 상황에서 한 시간 반에 걸친 사투끝에 20M와 45M의 두 핏취 하강을 확보하고 19:30 전원 하강완료. 이미 날은 어두워 지고 가파른 하산길에서 대궐주춧돌
크기의 낙석으로 마냥 모골이 송연해진 터에 족적이 희미한
길더듬기로 하산시간은 한없이 길어져서 설악동에 도착한 때가 6/18 01:30. 총소요시간 22시간30분!
하산시 비선대쯤부터 흩뿌리던 비가 이 때부터는 장대비로
변하고, 번갈아 가며 핸들을 잡아 보지만 수면부족, 배고픔, 근육통 모든 고통으로 혹사 당한 육신을 어이하리.
차 세워 놓고 잠깐 졸다가 또 가다가 잠깐 졸기를 거듭하면서 양평 유퉁이네 국밥집에 06:30 도착. 뜨뜻한 국물과 이슬방울로 속을 달래고 08:15 서울도착.
두고 온, 버리고 온 또는 빼았기고 온 범봉을 되 찾는 것은
역시 간단치 않더구만.
조진
광호야.
무엇이 널 그렇게 무리하면서까지 릿지등반을 하도록 하는지 알것도 같고 모를것도 같다. 그렇지만 나이도 생각해라.하여튼 대단하다. 살아돈아온걸 축하한다.
2002-07-15 19:58:52
정근
진이는 '하여튼 대단하다.'라는 표현을 여간해선 잘 쓰지 않아. 극찬의 경우에 가끔씩 쓰더라구...
Anyhow, welcome back home!삼곡.
2002-07-15 19:59:27
이진영
돌아왔다는 얘기는 창균이한테 들었다.
지난 번 범봉을 끝냈다니 더 좋다.
늦게 왔으니 피곤했겠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