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미가제 출격기를 향해 거수경례하며 Suo Gan을 부르던 소년과
경외와 동경의 대상이던 일본군을 향해 폭격을 퍼붓는 P-51을
하늘의 캐딜락이라 연호하는 소년 사이에는
우리가 만든 활주로에 죽은 우리의 시체가 묻힐거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잔인한 순수가 들어앉아있다.
독신자 숙소로 보내야 할 것 같은 조숙한 아이는
사실 원자폭탄의 섬광을
미시즈 베이커의 영혼이
하늘로 올라가는 빛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천진하다.
그리고 스필버그가 아이의 순수를 증명하는 동안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는 9만 5천명의 미시즈 베이커의 영혼이
섬광과 함께 하늘로 솟았다.
짐의 말처럼 하느님이 사진을 찍기 위한 플래쉬였다면
그쪽 세계의 퓰리처상은 따논 당상이었을게다.
영화의 끝에서 어김없이 발휘되는 스필버그식 가족 휴머니즘이
제이미의 손가락에 감기는 엄마의 갈색 머리칼처럼
휘어감겨도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은 영화.
영화의 관건은 크리스찬 베일의 연기.
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저 어리고 마른 몸에서 나오는 힘은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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