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소나기로 하강하며
열정 소나타를 연주하고 나니
숲의 싱그러움 더욱 짙은데
온 산에 깔린 잔운
안개바다를 잠수하는 운수객
이마에 땀방울로 맺힌다
정상에 오르니
구름은 계곡에 잠겼고
산봉우리는 운해의 섬, 섬, 섬...
애초 넌,
아득한 허공의 한줄기 기운이다가
바람의 아들로 태어나서
천변만화하며 유유히 바다에서 들로 산으로
달 밝은 가을하늘 돛단배 뜨면
동화의 나라로 실려 다녔고
흰 구름 뭉게뭉게 산 너머 피어오르면
젊은 날의 꿈도 내달았었지
뇌성 울부짖으며 번개칼 휘두를 때는
천벌의 무서움도 알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