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산 사랑방

정상은 무섭다

2007-10-16 09:25:40, Hit : 1231

작성자 : 남상욱

안녕하세요?
힘들지만 의미있는 산행이었습니다.

        [정상은 무섭다]

        푸른 어깨 펼치고
        하늘 높이 정상을 인
        산 너머 풍광을 그리는 꿈
        체중 들어올리기에 숨이 차는데
        비탈에 곧추선 나무
        여기도 좋으니 쉬었다 내려가라 한다

        물소리 멀어질수록
        솜털 햇살에 바람은 맑고
        홍조 뛴 숲은
        지난 열정의 시간을 관조하며
        잎을 떨어내고 있다
        사계절이 한권의 책이라면
        가을은 몇 쪽밖에 안 되는 아쉬움의 절정

        가을에 산을 오르면
        세상과 세월의 정상에 온 듯한데
        꿈이 달려간 산맥 저 멀리서
        되밀려오는 어둠을 목도하며
        나락으로 계곡폭포처럼 급강하할 현기증과
        온몸이 산산조각 날 아픔에
        다리가 후들거린다

        그리운 정상이지만 올라보면 무섭다.

                                                2007.10.14
                                                명지산 정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