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6/10 천화대에 다녀 왔습니다.
14시간30분에 걸친 쉽지 않은 그러나 대단히 행복한 등반이었습니다. 벗들과 함께 하지 못함이 내내 아쉬웠고 내 산행 기량이 벗들을 이 코스로 안내할 만큼 성숙되지 못함이 더욱 아쉽습니다. 우리 산우회 전체적으로 붙어 보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마는 언젠가 삼삼오오 붙어 보는 날이 있겠지요. 13~4회의 자일하강을 요하는 코스이기에 간단치 않은 것 같습니다.
왕관봉이후 계속되는 장대비 때문에 버리고 올 수 밖에 없었던 천화대릿지의 마지막 범봉이 눈에 삼삼하여 이번 주
6/15~6/17에 다시 천화대로 떠납니다. 무슨 욕심이 그리 사나워 벗들을 두고 또 그 길을 떠나느냐고 나무라지 마시고
잘 다녀오라는 격려를 보내 주기 바랍니다.
그럼 20000.
이진영
조심해서 잘 다녀오라구
2002-07-15 19:33:31
정근
옛날 그 다방에서 '커피 한잔을 시켜 놓고' 이야기 좀 하다 아주 맛있는 가자미식해와 함께 소주 한잔하자 했더니 또 떠나시오? 못내 그리워 지 좋아 떠나겠다는데 뭐라 하겠소마는 어렵사리 잡은 약속 흘리면 언제 다시 주워 담노? 잘 다녀 오시고 다시 어렵사리 약속해 봅시다.삼곡.
2002-07-15 19:34:10
박광호
삼곡.
이번엔 6/15이 아니라 6/16에 떠난다오.
그 다방에서의 약속은 유효하오.
보자우, 그 날 그대로.
2002-07-15 19:34:39
김현자
천화대릿지를 다녀왔습니다.
이른 아침의 설악골은 구름이 지척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가득했습니다.
설악의 아름다운 秘景을 볼 수 없으리라 생각했지요. 그런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온 산을 덥었던 구름이 가끔 설악의 자태를 살짝살짝 드러낼 때 한 눈에 전체를 보는 즐거움도 있겠지만 잠깐 보는 구름바다에 떠 있는 설악의 모습은 정말로 天上 花園 이란 뜻을 알 것 같았습니다. 절묘한 구름의 연출이 빗어내는 그 멋이란 그저 감탄사를 연발할 수 밖에 없었으며 자연앞에 숙연해 지기까지 했습니다.
하루종일 구름이 낀 날씨는 걱정이 되기도 하였지만 험한 산을 오르는데 무척 도움이 되었습니다. 범봉을 보고 오라하셨는데 그것은 다음 기회에나 가능할 것 같군요. 가고 싶다 하여 갈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니니 때를 기다려 봅니다.
내려오는 너덜바위가 발을 무겁게 잡아 당겨 무척 조심스럽게 내려왔습니다. 건강을 위해 하는 산행이니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지요.
저희 부부야 등반대장의 안내에 따를 뿐이지만 팀의 리더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더군요. 구성원을 내 몸같이 아끼는 등반대장이 있기에 저희 부부 천화대릿지를 무사히 할 수 있었음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